
봄이 오고 하루하루 일상이 바빠졌다.
겨울 울릉도는 비수기다. 파도가 높고 풍랑주의보가 자주 떠 포항에서 울릉도로 오는 크루즈선도 자주 결항된다. 그러다 보니 관광객이 거의 없다.
그러다 봄이 되고 날씨가 좋아지며 모든 배들이 출항을 시작하면 울릉도는 다시 활기를 띤다.
겨울에 열심히 블로그의 글을 적으려 마음먹었는데 역시나 일이 바빠지니 글을 적는 빈도도 줄어들었다. 자리에 앉아 노트북을 키는 것이 불가능해진다.
지금도 폰으로 글을 적어본다.
폰으로 블로그를 적는 게 가능할까 싶지만, 한번 시작한 이 블로그의 글이 3개월 넘게 없다면 그건 나 스스로에게 조금 미안한 일이 될 것 같아 이렇게라도 실천해 본다.
울릉도는 봄이 되면 나물이 나온다!
삼나물, 부지깽이, 명이, 땅두릅, 전호, 응계 등등 봄의 울릉도는 천국이다. 밥상이 푸릇푸릇해지는 순간이다.




올해 나는 밭이 있어 울릉도에 들어온 지 6년 만에 처음으로 명이를 뜯어 김치를 담갔다.
울릉도 사람들은 봄에 아주아주 바쁘다. 나물도 뜯어야 하고 명이장아찌며 김치며 1년 동안 먹을 것을 미리 준비하려다 보니 해야 할 일이 산더미다. 나도 그것을 올해 처음으로 겪게 되었다.



울릉도에 들어와서 명이 장아찌보다 김치가 진짜 맛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명이 장아찌는 고기 먹을 때만 먹게 되지만 김치는 약간 파김치 같은 알싸함이 있어 고기는 물론이고 라면이랑 먹어도 정말 맛있다.
명이 김치 담그는 법은 여기저기 많은 사람들의 레시피를 섞어 만들어보았다.
울릉도 주민분들은 모두들 하나같이 명이 김치는 소금에 절여 담그는 김치가 아니기 때문에 일반 김치 담그는 레시피보다 젓갈을 다양하게 많이 넣으신다고 입을 모아 알려주셨다. 그리고 절인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양념을 많이 해서 묻힌 다음 냉장고에서 숙성을 한 일주일 정도 한 뒤에 먹으면 가장 맛있다고 하셨다. 간단하게 내가 명이김치 만든 레시피를 아래에 적어놓겠습니다. 혹시나 궁금하신 분들은 참고 정도 해주세요:)
[명이 김치 레시피]
1. 명이를 깨끗하게 씻어 준비한다.
2. 사과 1개를 믹서에 갈아 넓은 통에 담고, 밀가루 풀을 섞는다.
3. (2)의 내용물에 고춧가루, 멸치액젓, 까나리 액젓을 섞는다.
4. 맛을 보았을 때 '짜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양념을 만든다.
(짜다고 생각이 들어야 익었을 때 딱 맛있는 명이김치가 탄생한다.)
5. 아기 다루든 살살 명이에 양념을 묻혀준다.
(너무 강하게 묻히면 명이가 멍들어 나중에 맛이 없어진다.)
6. 적당한 통에 가지런히 두고 바로 냉장고에 넣어 일주일 동안 숙성을 한다.
7. 일주일 뒤 따뜻한 밥에 혹은 짜장 라면과 함께 먹으면 환상!
밭에서 명이를 뜯고 있는데, 옆집 아저씨가 오셔서 삼나물 뜯어서 말리라고 알려주셨다.
울릉도에서 삼나물은 비싼 나물로 유명하다. 눈개승마, 능개승마, 고기나물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리는 울릉도 특산 묘목인 ‘삼나물’은 잎이 인삼 잎과 같이 생겼고 두릅과 인삼, 고기 3가지 맛이 난다 해 붙여진 이름이다. 요즘에는 명이보다 삼나물이라고 할 정도로 비싼 나물이다.
나는 삼나물이 어떤 건지 몰라 옆집 아저씨에게 삼나물 채취법을 전수받았다. 손으로 뜯고 있던 나에게 친절하게도 칼까지 빌려주시며 뜯으라 시키셨다. 눈에 보이는 나물들을 안 뜯고 있는 게 새삼 신경이 쓰이셨던 것 같다.
[울릉도의 삼나물(눈개승마) 이란?]
"삼나물" 은 울릉도를 대표하는 봄 산나물 중 하나로, 현지에서는 눈개승마라는 이름으로도 불립니다. 울릉도 특유의 기후와 토양에서 자라며, 맛과 향, 영양 면에서 매우 뛰어난 산채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특징 및 명칭]
삼나물의 본명은 눈개승마이며, 잎의 모양이 인삼(蔘) 잎과 비슷하고, 두릅과 인삼, 고기 세 가지 맛이 난다고 해서 '삼나물'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울릉도에서만 자생하는 귀한 산채로, 깊은 산속의 습한 음지에서 군락을 이루며 자랍니다. 봄철 눈이 녹은 직후, 어린순을 채취해 데쳐 말리거나 생으로 먹습니다.
[맛과 식감]
생으로 먹으면 두릅과 인삼의 맛이 나고, 익히면 쫄깃한 쇠고기 맛이 느껴져 '산에서 나는 쇠고기'라고도 불립니다. 쫄깃한 식감과 독특한 향이 특징이며, 비빔밥, 무침, 찌개, 탕 등 다양한 요리에 활용됩니다.
[영양 및 효능]
삼나물에는 칼슘, 인, 철분 등 미네랄과 단백질, 섬유질, 사포닌, 살리시아데이드, 스필레인 등 다양한 영양소가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습니다. 민간에서는 편도선염, 지혈, 뇌경색, 치매 예방, 해열, 해독 등에 효능이 있다고 전해집니다. 알칼리성 산채로 건강식품으로도 각광받고 있습니다.
[재배와 채취]
주로 해발 800m 이상의 고지대에서 자라며, 울릉도의 저온·다습한 환경에서 생육이 뛰어납니다. 3~5월경 어린순을 2~3차례에 걸쳐 채취합니다.
[기타]
울릉도에서는 삼나물이 명이나물, 부지갱이와 함께 대표적인 봄 산채로 손꼽히며, 지역 농가의 주요 소득원 중 하나입니다. 최근에는 울릉도 특산물로써 브랜드화 및 상품화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삼나물은 울릉도에서만 만날 수 있는 특별한 봄나물로, 맛과 영양, 그리고 지역성을 모두 갖춘 귀한 산채입니다.


옆집 아저씨의 도움으로 삼나물을 많이 뜯었다.
이것을 다 어떻게할까 고민하다가 할 수 있는 만큼 해보자 싶어 삼나물을 삶아 말려보았다.
말리는 과정이 처음이라 쉽지는 않았지만 나름 성공적으로 말린 것 같다. 말리고 그다음 날 바로 아침에 강풍주의보가 떠서.. 반쯤 날아가버렸지만ㅠ 그래도 아주 소량이기는 하지만 내 손으로 직접 말린 삼나물을 먹어 볼 수 있게 되었다.
아직 말린 삼나물을 먹어보지는 못했는데, 그때 레시피도 공유할 수 있으면 공유드리겠다.
5월 연휴가 길어 울릉도에 많은 관광객이 들어왔다.
나는 너무 바빠서 이 아름다운 울릉도를 천천히 관광하며 보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출퇴근 길에 보는 울릉도의 바다와 노을은 바쁜 일상의 큰 선물같은 느낌이다.
울릉도에 오시게 된다면 꼭 삼나물 그리고 명이김치를 드셔보시기를 바라면서 오늘 글은 여기서 마무리 하겠다.
또 마음의 여유가 생기게 된다면 글을 적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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